1+1이 항상 싸지 않은 이유 — 묶음 표기 읽는 법

1+1, 2+1, 묶음할인 — 전부 "싸다"는 신호로 붙는 말입니다. 실제로 싼지는 단가로만 알 수 있는데, 하필 단가가 가장 잘 틀리는 자리가 묶음 상품입니다.

저희는 상품명에서 용량과 수량을 읽어 단위가격을 냅니다. 그 파서를 고치는 과정에서 실제로 잡아낸 오계산들이 있는데, 사람이 마트나 쇼핑몰에서 똑같이 속는 지점이기도 합니다. 네 가지로 정리했습니다.

함정 1 — 사은품이 본품 수량에 섞인다#

다우니 대용량 섬유유연제 아로마플로럴 8.5L+빈즈물티슈10매

이 이름을 기계에 그대로 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. 용량은 8.5L, 개수는 10매. 곱하면 85L 입니다. 그래서 저희 화면에 1L당 364원으로 표시됐습니다. 실제 값은 1L당 3,645원이니 정확히 열 배 싸게 보인 것입니다.

10매는 본품 섬유유연제의 개수가 아니라 증정 물티슈의 장수였습니다.

사람이 볼 때도 규칙은 같습니다. + 뒤에 오는 것은 총량에 넣지 않습니다. 사은품은 받으면 좋은 것이지, 내가 산 양이 아닙니다. 사은품을 총량에 넣고 단가를 계산하면 "덤이 많은 상품"이 자동으로 "싼 상품"이 됩니다.

함정 2 — 묶음 개수를 못 읽으면 단가가 스무 배가 된다#

반대 방향의 실수도 있습니다. 190ml 20캔 짜리 8,900원 음료가 저희 목록에서 1L당 46,842원으로 표시된 적이 있습니다. 생수 한 통이 4만 원대로 보인 셈입니다.

원인은 시시했습니다. 용량 190ml는 읽었는데 20캔을 못 읽어서, 8,900원을 190ml 하나로 나눠 버린 것입니다. 정규식의 단어 경계가 ASCII 기준이라 24개, 30매 같은 한글 단위 뒤에서는 동작하지 않았고, ··페트는 아예 목록에 없었습니다.

표기 예전 지금
500ml 24개 500ml 로 계산 12,000ml
190ml 20캔 190ml 로 계산 3,800ml
1.5LX2 단가 없음 3,000ml
5개씩 무시됨 5개

1.5LX2 는 조금 다른 이유였습니다. 숫자와 L 사이에 X 가 붙어 버려 용량 매칭 자체가 실패했고, 그래서 단가가 아예 나오지 않았습니다.

이 결함이 특히 나쁜 이유는 단가가 정렬 기준이라는 점입니다. 틀린 단가는 그 상품을 목록 맨 아래로 보내거나 맨 위로 올립니다. 화면에는 아무 에러도 없습니다 — 에러를 내지 않는 결함 편에서 다룬 그 종류입니다.

함정 3 — 몇 개 값인지 알 수 없는 상품이 있다#

두 가지 표기가 그렇습니다.

이런 건 저희가 단가를 포기합니다. 화면에 단가 칸이 비어 있으면 못 낸 것이지 0원이라는 뜻이 아닙니다.

함정 4 — "1개"는 수량이 아니다#

유산균 30포 를 검색하면 목록에 1개, 1세트, 1박스 로 끝나는 이름들이 섞입니다. 이건 묶음 수량이 아니라 판매 단위입니다. 그런데 이걸 개수로 받으면 단가가 총액과 같아져서, 30포짜리 옆에 1개당 4,000원대 항목들이 나란히 서게 됩니다. 실측에서 그 검색의 단가 중앙값이 1개당 4,147원까지 튀었습니다.

지금은 개수 단가는 2개 이상일 때만 만듭니다. 하나짜리에 단가를 붙이는 건 비교에 아무 도움이 안 되면서 시세만 흐립니다.

사람이 3초 안에 하는 확인#

기계가 하는 일을 그대로 손으로 하면 됩니다. 순서만 지키면 어렵지 않습니다.

  1. 총량을 먼저 만든다. 낱개 용량 × 개수. 500ml 24개 면 12L 입니다.
  2. + 뒤는 빼고 센다. 증정품은 내가 산 양이 아닙니다.
  3. 괄호 안에 용량이 둘이면 멈춘다. 어느 쪽 가격인지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합니다.
  4. 배송비를 더한 뒤에 나눈다. 단가의 분자는 표시가가 아니라 실질가입니다. 묶음 상품은 무게 때문에 배송비가 붙는 경우가 많아서, 이 한 단계에서 순위가 자주 바뀝니다.

최저가 검색에서는 이 네 단계가 자동으로 돌아갑니다. 단가 낮은 순으로 정렬하면 총액 1등과 단가 1등이 다른 경우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.

그래서 1+1을 사야 할 때#

계산이 맞다는 걸 확인했다고 끝은 아닙니다. 1+1의 마지막 변수는 상품이 아니라 입니다.

두 개를 다 쓰면 단가는 정말 절반입니다. 하나를 쓰고 하나를 유통기한 넘겨 버리면 단가는 절반이 아니라 정가 그대로입니다. 분모가 "산 양"이 아니라 "쓴 양"이기 때문입니다. 이 계산은 대용량이 항상 싸지 않다 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.

혼자 사는 사람에게 묶음할인은 특히 조심스러운 제안입니다. 냉장고는 작고, 유통기한은 짧고, 안 쓴 물건은 버릴 때 봉투값이 한 번 더 듭니다. 그래서 저희는 묶음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— 다 쓸 만큼만 싸게 사는 것이 가장 알뜰한 소비라고 생각합니다.

숫자를 정확하게 만드는 건 저희가 하겠습니다. 다 쓸 수 있는지는 사시는 분이 가장 잘 아십니다. 알뜰킹이 하는 일은 그 판단에 쓸 숫자를 틀리지 않게 내놓는 것까지입니다.